이틀동안 재래시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러가지 사건들과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린 연극.
그 중에서도 닭집 주인 제천댁을 중심으로 전개가 되어나간다.
과일과 각종 야채를 파는 순미새댁과 순미의 철없는 남편,
커피장사 주마담, 경비 김씨, 가장 연장자인 국밥집 아줌마까지..
첫째날, 제천댁의 시어머니가 찾아와 한바탕 소동과
교통사고로 합의금이 필요해 마음이 조급한 순미의 남편 종구,
살인사건으로 인해 날마다 시장에 찾아오게 되는 형사,
그리고 제천댁과 형사의 기싸움..
꾸물꾸물하고 흐린 날씨에 제천 댁과 형사의 묘한 비리를 짐작하는
주 마담과 제천댁의 싸움으로 시장은 점점 활기를 잃어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천댁에게는 사건현장을 봤다는
목격자의 협박 전화가 걸려오고, 자신에게 빌린 돈이나 갚으라던
제천댁에게 주마담은 김씨의 도움으로 돈을 건네주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순미남편 오상길이 시장사람들에게 한턱 쏜다며 모두를 불러 나간다.
제천 댁은 홀로 남겨지고 순미는 상길 대신 제천댁에게 미안함을 전하고 함께자리를 하러 나간다.
재래시장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재래시장의 그 비좁은 골목을 지나보지 않았다면,
재래시장의 분위기와 그들의 느낌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이 극을 통해 이제 '닭집에 갔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건사고가 터져도 그들만의 활기찬 일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갈 수 있고,
사람과 사람의 정으로 이뤄진 따뜻한 곳, 재래시장임을 느낄 수 있게 헤준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