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2학년때 일이예요. 화창한 봄이였지요.
봄 내음을 맡으며 원스탭 투스탭 학교로 향했어요.
새학기가 시작 되었던 터라 새내기 신입생들이 우글우글 했었지요.
전 그때 기독교 수업을 들으러 10층에 있는 대강당에 가야하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저희 학교는 어이없게도 엘레비이터가 단한개였어요.
그 엘레베이터를 못탔다간 결석처리가 되고 마는 상황에 처했드랬죠.
여기서 한가지! 신입생들의 특징을 아시나요? 그들의 특징은 집단을 이루어서 함께 다닌다는 사실이에요.
엘레베이터앞에는 다른과 신입생 거대무리가 인간바리케이트를 치고 있었어요.
그 광경을 보고 발을 동동 굴렀지요.
전 그 무리틈에서 출석사수를 위해 무조건 타야한다는 집념하에 전투태세에 돌입했어요.
엘레베이터가 1층에 도달하자마자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정원초과 음이 들리기 직전까지 구겨타기 시작했
어요.
그 엘레베이터 안에는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시니컬한 경상도 사나이가 있었는데 어떤 뚱뚱한 여학생에게
자꾸 장난을 치는거에요.
(느린말투로 시니컬하게) "야 니 땜에 안올라 가는거 아니가" "니 없었으면 3명은 더 탔다"하면서 말이에요.
사람들은 웃었고 전 아주쵸큼 웃겼지만 아는 이도 없었고 그 여학생이 민망할까봐 입을 앙다물고 웃음을 참
았어요.
엘레베이터가 10층까지 기어가는동안 문이 한층한층, 층마다 열렸었는데 4층 쯤 이였을까요 어김없이 문은
열렸고 이미 정원초과 직전인 상태라 아무도 타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정원초과 음이 삑삑울리기 시작하는게 아니겠어요? 전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 지기 시
작했죠. 설마 귀신이라도 탄건 아니겠지하며 코코마시절 귓등으로 들었던 귀신얘기를 떠올렸어요.
그순간 갑자기 그 구수한 사투리의 경상도 사나이가 뚱뚱한 여학생에게 조용히 읇조리며 말했어요
(뜨거운 형제의 쌈디말투로) "그새 쪘나~?"
전 그때 완전 빵터졌고 엘레베이터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다 빵 터졌어요. 하지만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던
전 왠지 미친여자로 보일 것 같아 웃을 수 없었지요.
웃음을 끄윽끄윽 참다가 고통스러워 결국 울고말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