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쯤 부산사투리를 걸쭉하게 쓰시는 한 남자분께 전화가 왔습니다.
"아, 나 박이사 입니다. 부산 백썩호 마케팅사업담당자 소개로 사장님과 통화를 하고 싶은데요."
워낙에 사업상의 이유로 많은 분들의 전화가 오시기에
저는 미팅을 이유로 메모를 남겨드리고 전화를 끊었지요.
박이사님(부산마케팅사업부 백석호님소개) 123-4567
이라고 적은 메모를 사장님께 건네 드렸는데,
사장님께서는 백석호씨를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어,
우리 사장님께서는 백석호님을 모르신다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지요.
그랬더니, 백썩호가 아니라, 백쓱호라고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그래서, 아 백슥호 님이요? 라고 되물었지요.
그랬더니, "백슥호가 아이고 백쓰코! 백쓰코모릅니까?"
라며 화를 내시는게 아닙니까?
그래서 저도 화가 났지요.
제가 부산사는 백석혼지 백슥혼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래서 그렇게 몇번을 백슥호냐 백승호냐, 백석호냐 왔다갔다 하다가
그분이 갑자기 아하! 하시더니,
아가씨 답답하네. 서울에는 코엑스! 부산에는 벡스코! 벡스코 벡스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