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03 16:55
엄마 건망증
 글쓴이 : 꽃니 (118.♡.97.155)
조회 : 2,237   추천 : 0  
  1. 간만에 동창회에 나서는 엄마. 화려하게 차려입느라 난리다.
  저번에 동창생들의 휘황찬란한 옷차림에 기가 죽은 기억 때문에
엄마는 반지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반지 하나 고르는 데 2시간 걸렸다.
엄마 반지는 딱 2개 뿐인데.... 모든 걸 완벽하게 치장한 엄마.
  이번엔 정말 엄마가 스폿라이트를 받는다.
모든 동창들의 시샘의 눈길에 뿌듯해하는 엄마 엄마는 우아하게 인사를 한다.
 
"얘드아!(얘들아) 오데간마니다.(오래간만이다)"
다른 치장에 너무나 신경을 쓴 나머지.. 엄마는 틀니를 깜빡 잊었다.
  그후로 엄마는 동창들과 연락을 끊고 산다.
 
2. 엄마가 오래간만에 미장원에 갔다. 주인이 반긴다.
"정말 오래간만이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네, 덕분에.... 오늘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머리손질 좀 빨리 해주시겠어요?
시간이 없으니까, 30분 안에는 완성해 주세요"
"30분 안에요? 네, 알겠어요"
한참 손질하던 주인,
"이왕 오신 거.... 머리를 마는 게 어때요? 훨씬 보기 좋을 텐데...."
훨씬 보기 좋다는 소리에 솔깃한 엄마.
"그럼 어디 간만에 파마나 해볼까."
그렇게 엄마는 머리를 말았다. 꼭 3시간 걸렸다.
  머리를 만 채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온 엄마.... 집안의 공기가 썰렁했다.
  그 후 엄마는 누나의 결혼식을 비디오로 봐야 했다.

3.아버지도 만만찮다. 출근하느라 정신 없는 아버지. 서류 가방 들랴, 차키 챙기랴,
머리 염색약 뿌리랴. 한바탕 전쟁을 치른 뒤 무사히 출근에 성공한다. 
한참을 운전하던 아버지.... 뭔가를 빠뜨린 것 같아 핸드폰을 꺼내 집으로 전화를 한다.
근데 이상하게 통화가 안 된다. 
아버지는 욕을 해대며 다시 걸어 보지만 여전히 통화가 되질 않는다.
  그날 엄마와 난 하루종일 없어진 TV 리모콘을 찾아 헤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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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 13-11-07 16:42
 222.♡.52.28  
ㅋㅋㅋ 유치할꺼라 생각했는데 재밌어요~~
꿍스 14-03-05 10:08
 175.♡.151.253  
으하하하하하 웃겨요...
dell 14-04-06 17:01
 116.♡.167.53  
어이구ㅋㅋㅋ 마냥 웃기지만은 않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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