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6-06 09:32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독설과 욕설을 쏟아내도 즐거운 연극 쉬어 매드니스
 글쓴이 : 꿈살이 (1.♡.184.10)
조회 : 4,893   추천 : 0  

공연의 공식 시작 시간전부터 공연이 시작된다. 이름하여 프리쇼.

공연시작 시각은 정확히 20시이지만, 이미 19시 50분부터 무대 위의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손톱 소제부터 머리 감기기 등.....

관객들로 하여금 대기 시간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관객들이 집중할 수 있게 해주어 서비스 차원의 프리쇼도 좋다. 

놀라운 건 미용실 원장역의 배우가 형사역의 배우의 머리를 실제로 감긴다는 점. 머리 감기고 무스 발라주는 배우들의 솜씨가 너무 자연스러워 용실에 온 건 아닌지 착각할 정도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평화로운 일상 풍경이 실연되는 무대 위에서 미용실 윗층에 사는 피아니스트 바이엘 하가 살해되면서 배우들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명의 경찰역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는 인물들.

바이엘 하의 유언장에 의해 상속인이 된 미용실의 미용사 수지쌤 장미숙, 그리고 피아노 소리에 노이로제 반응을 보이며 죽일 것임을 천명하는 미용실 원장 조지쌤 조호진. 미용실 손님이자 수지쌤의 연인이며 골동품 판매상으로서 바이엘 하와 연적이자 바이엘 하와 갈등 관계인 오준수. 마지막으로 미용실 단골 손님이자 바람피는 부잣집 사모님이신 한보현. 다들 바이엘 하를 살해할 동기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살해 동기가 약한 한보현은 미용실에 등장한 이후 미장원을 떠나지 않아서 용의선상에서 제외된다. 물론 공범 관계의 혐의를 벗은 것은 아니지만......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직후 형사 역을 맡은 강우진 형사와 신출내기 형사 조영민이 용의자들을 취조하며 극을 이끈다. 취조 과정에서 용의자들의 허영과 허풍 그리고 거짓 증언 등이 무대 위로 쏟아지고 형사들은 혼란스러운 가운데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음악회에서나 볼 수 있는 휴식 시간. 휴식 시간 전에 강우진 형사는 관객들에게 제보를 기다린다며 적극적인 제보와 추리를 관객들에게 요구한다. 관객들이 이때부터 목격자이자 배심원이 된다. 관객들은 휴식 시간에 저마다 갖은 추리력을 발휘하며, 의심되는 사람의 행적과 증거 등을 강우진형사에게 제보한다.

이윽고 다시 공연시 시작되면 이때부터 관객들은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용의자들에게 직접 신문에 가까운 질문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용의자들로부터 원망과 책망 그리고 여러 가지 독설과 욕설을 듣게 되지만, 유쾌하고 통쾌한 욕먹음이다.

배우들로부터 욕먹어도 웃고 즐거운 연극. 온갖 추리들과 질문 속에서 강우진 형사는 관객들을 상대로 투표를 진행한다. 그리고 관객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가장 많은 범인으로 지목된 배우가 그날의 범인이 된다. 두 번을 관람하였을 때 한번은 오준수가, 또한번은 장미숙이 범인이었다.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배우들의 능청스런 연기로 뒤범적된 유쾌한 공연이다. 110분의 런닝타임이 지겹지 않을 만큼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애드리브와 코믹 연기들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특히 연기자 노홍철을 닮아 조호진 역을 맡은 배우 유일한은 그 코믹함과 보이시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웃음 제조기. 최근에는 인기 주말연속극 "아버지가 이상해"에 출연하여 그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장미숙 역을 맡은 배우 최유진의 리얼하면서 뛰어난 댄스 실력, 딱 영락없는 부잣집 사모님 장보현 역을 제대로 연기하는 배우 장지희.

봐도봐도 지루하지 않은 연극 쉬어 매드니스. 연극을 사랑하는 모든 관객과, 영화보다 연극이 더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연극 쉬어 매드니스.

모든 이들에게 이 연극 관람을 추천한다.


댓글 등록시 2 Point가 적립이 됩니다.
 
 

 
Total 2,630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630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개콘보다 재미있는 연극 오백에삼십 꿈살이 07-15 4676 0
2629 [라이어 1탄] 라이어 민따까 07-06 4398 0
2628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독설과 욕설을 쏟아내… 꿈살이 06-06 4894 0
2627 [코미디의 왕] 코미디의왕 라온아띠 05-27 4766 0
2626 [괴담] 공포를 기다리는 연극 꿈살이 05-16 4804 0
2625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잘 봤습… 루후 05-11 4511 0
2624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관람후… 으누편 05-05 4858 0
2623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욕설을 통한 배설의 미학...연극 극적인 하룻… 꿈살이 03-06 4686 0
2622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부〉] 카리마조프가의 형제들 노다메 03-05 5487 0
2621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정갈하면서도 절제된 여운이 흐르다...연극 … 꿈살이 02-27 4753 0
2620 [혈우] 진지하네요... (1) Phantom 02-17 4375 0
2619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철딱서니들을 보고 라온아띠 01-01 4344 0
2618 [철딱서니들] 조금은 아쉬운 공연 꿈살이 01-01 4924 0
2617 [철딱서니들] "철딱서니들" 관람후기 이동길 12-30 4921 0
2616 [철딱서니들] 극단 76의 철딱서니들 네오2012 12-30 4419 0
2615 [달의 목소리] 달의 목소리 (1) 자운영 12-15 4385 0
2614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붙는 대사와 확실한 발성, 그리고 적절한 애… 꿈살이 12-13 4555 0
2613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연극 "우리집에 왜 왔니?"가 "우리집"으로 바… 꿈살이 11-29 4975 0
2612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 공연후기 엄지겅주 11-15 4659 0
2611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 관람후기 바투 11-14 5748 0
 
 
 1  2  3  4  5  6  7  8  9  10    
and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