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2-13 06:10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붙는 대사와 확실한 발성, 그리고 적절한 애드립 연극 어린 신부
 글쓴이 : 꿈살이 (1.♡.184.10)
조회 : 4,547   추천 : 0  

코믹한 드라마나 연극, 공연이 아니면 웃을 일이 드문 요즈음이다.


현실의 삶에서 느끼는 고단함이나, 자괴감은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을까? 혹자들은 새벽 시장엘 가보라 한다. 또 일부는 여행을 떠나라 한다. 치열한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 가거나, 아니면 반대로 멀찍이 떨어져서 이국적인 환경에서 자신을 되돌아 보라는 의미다.


그런데 그와는 달리 웃음 보따리와 순수 속으로 들어가보는 것도 나름 괜찮을 것 같다.


여기 그 웃음 보따리와 순수의 세계로 안내하는 연극 어린 신부가 있다. 이미 영화로도 상영된 연극인지라 식상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연극이라는 실시간 공연의 특성상 살아 있는 배우들의 애드립만으로도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


이 연극은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동명의 영화가 이미 상영된 바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외로 롱런중인 연극이라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는 있었다.


공연 시작과 함께 배우들의 익숙한 연기가 시작된다. 우선은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장면, 할아버지의 뜻으로 28살의 남자 채진헌과 고등학교 여학생 민주화가 정혼 중이라는 사실을 극중 두 주인공과 관객들에게 알린다. 이후 채진헌이 궁금증에 못이겨 민주화의 학교를 찾아가 살펴보면서 애피소드가 시작된다. 두 주인공 주변에는 멀티역을 담당하는 멀티맨과 또래의 고교 단짝 멀티걸이 이야기를 알콩달콩 더 달달하게 해준다.


"말도 안된다"고 펄쩍 뛰던 두 주인공 진헌과 주화가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50일간 사귀기 시작하는데, 그 사이 멀티맨과 멀티걸은 사촌 형, 주화가 좋아하는 학교 선배 역, 그리고 엄마와 단짝 친구 등으로 역할을 바꾸며 그야말로 멀티역을 소화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헤어질 날은 다가오고, 어느 새 정이 든 두 사람은 서로에게 고백하지 못한 채 망설인다. 이를 엮어 줄 에피소드는 멀티맨과 멀티걸이 맡는다.


결국엔 서로에게 호감이 있음을 확인하고 정혼이 진실한 사랑으로 이어진다.


이 연극은 배우들의 빼어난 발성과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애드립이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순간 순간 관객들에게 던지는 대사와 기지에 관객들의 몰입은 폭소로 이어지며, 그 긴장감을 녹아내리게 한다. 라디오로 목소리로만 들어도 그 장면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의 발성이다. 대사를 입에 붙여서 자연스럽게 하고, 애드립도 적절한 타이밍에 딱 맞춰 웃음이 빵 터지게 한다.

아쉽다면 무대 장치가 너무 단촐하다는 정도.


정말 오랜 만에 최고의 연극을 본 소감, 한마디로 행복 그 자체다. 풋풋한 사랑 내음을 가슴에 담고 그 시절로 돌아 가고픈 연극.


사랑은 언제나 지치고 고단한 삶에서 위로가 되어 주고 청량제 같은 것임을 실감하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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