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스러운 피아노였다. 내가 말하는 독일스러운게 무엇인가 하면, 절도있고, 인내심도 있으면서 무뚝뚝한척은 혼자 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따듯한 감수성을 숨기지 못할때 종종 하는 말이다. 드레스조차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 천 드레스로 연주자도 검소하고 독일스러웠다. 드뷔시곡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넑을잃고 들었다. 박수를 요란하게 쳤다. 연주자가 다정다감하게 즐거워 하지 않아도 관객과 연주의 완성도에 동시에 기뻐함이 온전히 느껴졌다.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