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향기가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는 참 아름다운 공연이었습니다. 역시나 양희은님은 우릴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그 양희은스러운 앙증맞은 율동과 퍼포먼스가 눈 앞에 아련하네요.
때마침 어느 봄날보다 화창하고 상쾌한 주말의 황금시간 오후 3시 오랜만에 만끽한 우리 부부 둘 만의 오붓한 데이트라 더욱 기억속 깊숙이 자리할 것 같습니다.
라디오 공개방송이라는 형식을 빌려 우리 주변 평범함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감동깊게 풀어나가는 것을 듣고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갔습니다. 환갑을 맞아 운전면허증을 딴 김여사님의 택시 취업과 새로운 인생의 참 맛을 알게되었다는 곳에서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 한켠이 아련해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군인남편의 뒷바라지, 자식 뒷바라지하며 아웅다웅살다 어느날 훌쩍 가족들 곁을 떠나버린 어느 어머니의 사연에선 눈물이 끌썽여졌습니다. 가족의 애뜻한 정을 느끼지 못해 강이지를 친자식처럼 키우며 사는 어느 누님의 이야기 속에서 제 주의를 둘러보는 시간이 되어주었습니다. 집사람은 이 장면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더군요. 저희 집에도 아주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애완견 한 마리가 있거든요. 첫사랑의 아픔을 너무 일찍 알바버린 어느 중학생의 이야기에서 기억 속 멀리 잊혀져갔던 이루어질 수 없어 더욱 소중했던 첫 사랑의 기억이 오히려 행복한 미소로 돌아오는 것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39살 노총각 아들의 미워하고 증오하던 아버지의 39살 시절을 이해하고 돌아가신 아버지와 화해하게 되었다는 곳에서는 행복이란 누가 찾아주는 것이, 경제적 가치와 부로 평가될 수 없다는 것, 다시는 되돌릴수 없는 시간과도 같다는 것을 느끼며 내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며 흐믓하게 웃음짓게 됩니다.
행복하신가요라는 질문에 "네, 행복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네,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