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게 선배들이 말하던 배우 간의 호흡이라는 것이구나!
서로가 자신의 캐릭터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호흡하면서 가상의 인물을 실제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배우들 전원의 발성이 잘 되어 있고 감정 연결이 잘 되어 있어서
코믹한 장면에서는 통쾌하게 웃을 수 있고
슬픈 장면에서는 같이 눈물을 흘릴 수 있던 공연이다.
내용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분석적이고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공연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그 공연속 배우들의 흡입력이 강했다는 증거이리라.
특히 이미 알고 있던 스토리와 대사.
하지만 다시 들으니 새로운 감정을 가지게 만들었다.
"저 다시 깨어나진 못했지만 어쩌면 기적은 그런게 아니었나봐요.
기적은 이미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순간에 일어났던 거예요.
내가 당신을 간절히 원했고, 당신이 나를 믿어주었고......
그래서 우리가 만날 수 있었던 거예요.
이 커다란 우주 속에서 영원의 시간 속에서
잠시 같은 공간에, 같은 시간 속에 우리가 존재했다는 것.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는 것.
그것이 가장 큰 기적이예요."
어쩌면 그와 나의 만남도 기적이었을지 모른다.
정말 너무도 다르게 살아오던 우리가 기적적으로 만났던 그 순간
그때는 그 소중함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헤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도......
"99.9% 불가능하더라도 단 0.1%의 희망이 있다면 희망의 끈을 놓지 말게나.
잊지마! 0.1% 아니 0.01%의 가능성만 있어도 희망은 있는 것이지.
간절히 원하는 마음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기적은 반드시 일어난다."
요즘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
평생을 함께 할 서로 사랑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
하지만 아직 내 스스로가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는 못하겠다.
나의 부족함을 너무도 많이 깨달았기에
그런 나를 사랑해줄 수 있을지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간절히 원하는 나의 마음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어딘가에 있을 그를 만날 수 있을까?
괜한 생각에 눈물마저 주르르 흘러내리게 만들었던......
기적적으로 만나서 새로 시작하는 연인들이나
조금은 권태기에 접어들어 시들어가는 오래된 연인들이
함께 보기 좋은 공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