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잃고 홀로 남은 어머니와 언니들은 다 시집을 갔지만
아직 어머니 곁에서 함께 살고 있는 막내딸.
성우가 꿈인 백조 막내딸은 날마다 집에서 녹음기를 틀고
성우가 되기 위해 연습하는 것이 낙이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어머니는
귀여운 막내딸이지만 그녀가 언제 자신에게 결혼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노심초사하는 모습들은
왠지 씁쓸하면서도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부분인 듯 했다.
이 시대의 화두에서 벗어나지 않는 '결혼'이라는 걸 극 중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과
어머니와 딸 두 사람이 아주 작은 싸움, 갈등을 일으키는 부분이라든가
함께 나란히 앉아 술 한 잔 들이키며 소박하게 나누는 정겨운 대화들에 있어서 말이다.
딸이라면 여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연극,
어머니의 비밀을 가장 친한 아주 오랜 자신의 집에서 양아들이나 마찬가진인
남자친구와의 결혼식 후 알게 된 막내딸,
병원의 침대에 누워계신 어머니와 마주한 딸이 엄마에게 섭섭함과 서운함을 내비치면서
하는 말들이 참 애잔하고 슬퍼서 후반부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조금씩 조금씩 잔잔하게 스며들던 뭉클한 마음이 끝내 울음으로 터뜨리게 한듯 하다.
공연을 보면서 좋았던 점은 어머니가 옛 추억을 회상하며 탱고를 추는 모습과 간간이 탱고음악의 선율이 들려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좀 아쉽다는 점은 남자배역이 동성애코드가 살짝 묻어있었는데(물론 대사로만 쳐주는 것이었지만) 그 짧은 대사가 남자의 포인트가 아닐까 싶었는데 어머니의 소원이라며 저 세상가기 전에 자신의 딸과 결혼하는 것을 그냥 듣자마자 이루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다. 실연을 당하고 크나큰 아픔에 젖어 못 헤어나오고 있었는데 한순간에 다른 사람에게 확 다가가서 말이다. 아니면 친구로 오랜 시간 지냈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아주 살짝이라도 내비춰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어머니와 딸, 딸과 어머니 그 둘의 깊은 유대관계와 사랑에 관해서, 여자라는 존재에 관해서,
결혼에 관해서 여러 관점에서 많은 걸 느끼고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적이던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