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온 친구 제프리와 본 공연을 함께 봤다. 제프리는 내내 명상(?)을 하며 음악을 들었다. 그는 머릿속에서 보라빛과 녹색빛 그리고 분홍빛을 봤다고 했다. 나는 미국인과 한국음악을 듣는 느낌이였다. 어떤 음악을 연주해도 연주자의 성격을 크게 벗어날 수 없다는것이 나의 지론인데, 상당히 경쾌한것도 한국인이 연주하면 다소의 인내가 묻어나고 아무리 슬픈곡도 한국인이 연주하면 어딘가 모르게 흥의 정서가 풍겨져 나오기 일수였다.
호프마이스터오 글리에르 그리고 하버슨의 연주는 평상시에는 잘 들을 수 없었던 곡들이기에 나는 공연이 더욱 소중했다. 클래식이라는 분야는 상당히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여러가지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줄기차게 연주되는 것일 것이다. 나는 클래식 공연을 다니며 과거가 현재에 되살아 남을 느끼고 과거의 작곡가가 현재의 연주자와 교감하는 것을본다. 그리고 더욱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자극했던 클래식이라는 분야가 수많은 작곡가들과 연주자들을 잉태했고 그 안에서 수도없이 많은 개성들이 발현되어 왔다는데 경의를 표한다. 이번 공연 훌륭한 솔리스트들의 협연도 보기 좋았지만 오랜 과거의 작곡가를 개성 그대로 직통으로 만났다는 점에 기분이 매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