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약간 야해 보이는 연극이지만, 고교시절부터 친구였던 남녀가 사랑하는 사이임을 서로에게 인지하고 고백하기까지의 남녀 간 사랑 심리극입니다.
공연 시작은 언제나 각 연극들이 서로 비슷합니다. 당일 출연할 주연배우중 한 분이 나타나서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선물을 나눠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미리 체크합니다.
이날도 예외없이 그러했지만, 연극 "수상한 흥신소2" 티켓을 걸고 하는 가위바위보에서는 배우와 비긴 사람만 살아남는 살짝 비틀기가 있었습니다. 한 명의 관객도 살아남지 못하자 전원이 다시금 부활의 은총을 누렸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렇게 해서 티켓을 건네받은 관객은 그 연극공연이 끝날 때까지 배우들의 애드리브에 호흡을 맞추며 공연에 작은 재미를 선사하게 됩니다.
이날 공연 중엔 배우들이 지속적으로 관객들과 호흡하며, 애드리브와 객석 반응을 조합하는 익살과 재치도 선보였습니다.
상당히 많은 대사를 쏜살같이 쏟아내는 여배우의 익숙함과 코믹함, 그리고 살짝 어눌한 듯 어색한 듯 뭔가 미숙한 듯 하면서도 제 역할을 잘 소화하는 남자배우. 둘의 호흡이 절정에 이른 건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는 자연스러움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받아치는 대사에서 읽혀졌습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고교시절 동아리에서 만나 절친이 된 남녀가 성인이 되고, 서로가 잘 되기를 바라면서도 서로에게서 싹튼 사랑의 감정은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역사가 될 즈음 둘의 감정은 서로를 향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서지만, 어색함과 미숙함으로 인해 작은 에피소드를 계속 남기기만 할 뿐 소위 진도가 나가질 못하게 됩니다.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감정을 알아차리기 위한 여러 도구적 장치들이 곳곳에서 동원되지만, 확실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아 얼켜 버린 그들의 감정은 결국 마지막 엔딩장면에서야 솔직하고 진솔한 얘기들로 인해 확인됩니다.
극중 캐릭터들의 감정 전달을 위한 장치들이 곳곳에 숨어 있고, 그러한 것들이 작은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연극입니다.
가끔씩 캐릭터들이 쏟아내는 대사와 행동, 그리고 춤을 통해 공감하는 관객의 연령을 추정해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로운 장치입니다.
오픈 롱런을 할 만큼 재미나고 흥미로운 연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