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희, 정은, 세연 세 친구가 20살에 함께 한 약속, 그것은 바로 여자들끼리 많이 하는 계다.
모아모아서 3,825만원의 돈이 쌓이고 기쁨을 감추지 못 하는 세 여자는 자신들이 마련한 큰 돈에 뿌듯함을 느끼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은행을 알아볼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녀(?) 지희가 그럴 필요 없다며 충격발언을 한다.
결혼한다며 가장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몰아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확인하는 지희.
마음속으로 아무리 그래도 '설마 혼자 다 갖진 않겠지, 제발 그러지마'를 외치고 있었는데 순진한 척하면서 완전 여우였던 지희
정말 결혼자금으로 다 쓰려하는데 얄미워 죽는 줄 알았다. ㅡㅡ;
좌절은 잠시 뒤로 미루고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남자친구가 있던 정은은 5년간 만나온 자신이 남친에게 청혼하겠다며 성공하면
세연에게 돈을 반으로 나누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외출 후 돌아온 정은은 남친에게 어리고 예쁜 여친이 생겨 슬픈 이별을 맞이하고,
털털하고 성격좋은 세연에게 아는 남자들 많지 않냐며 다 만나보라고 권한다. 할 수 없이 세연은 남자 한 명, 한 명 만나보는데
외국물먹은 선배의 캐릭터는 정말 말 그대로 재수없는 캐릭터에, 자신을 좋아하던 과외 연하남학생은 그나마 괜찮다가 엄마에게 전화가 오자마자
철없는 마마보이로 변신하는 목소리 덕분에 꽝, 그 외에도 뭐 지희의 남자친구 등 여러 가지 역할을 남자배우분 혼자서 하시는데
어쩜 몇 가지의 캐릭터 속에서도 하나도 마음에 들거나 조금이라도 멋있는 구석이 있는 캐릭터가 한 개도 없는 건지....
얄미워서 벌을 받은 걸까? 지희는 결국 결혼에 실패하고 만다. 웨딩드레스와 청첩장도 돌렸지만 말이다.
왜? 그 남자는 변태였기 때문에...정말 이 극에 나오는 남자들만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사는 게 너무 끔찍하지 않을까 싶다.
공연을 보면서 많은 부분 여자였기에 더욱 공감도 많이 갔고, 여자들의 우정에 관해서도 새삼스레 느끼게 되기도 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싶다.
인상적이었던 건 수학선생님을 맡은 세연역의 배우님이 연기를 너무 잘하셨다는 것과 부족했던 점은 개그우먼 장경희씨가 맡은 정은역이었다.
많이 긴장을 하신건지, 발음이 이 날따라 꼬인 건지 모르겠으나 대사처리 버벅되시는게 너무 눈에 보였다는..
다들 오월에 결혼은 못했지만 함께 나눌 우정만큼은 영원히 생긴 생기발랄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였기에 기분좋게 공연장을 나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