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2-30 20:22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연극 [뜨거운 여름]
 글쓴이 : 마니루 (220.♡.78.142)
조회 : 2,840   추천 : 0  



극단 <간다>의 2014년 마지막 작품인 <뜨거운 여름>이 무대에 올랐다. 평소 생활소재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를 맛갈스럽게 보여주며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아온 간다의 작품이기에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까...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연극 <뜨거운 여름>은 연극 배우 재희의 소년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다.
재희는 첫 주연 작품의 무대에 오르기 직전.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첫사랑이던 채경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 그 한통의 전화는 채경을 처음 만났던, 우울했지만 순수하고 찬란했던 10대 시절로 재희를 되돌아가게 한다.


십대.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고 믿는 시가.
재 희는 학교와 가족, 친구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하나하나 알아가기 시작한다. 꿈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그저 어른들이, 이 사회가 정한 길만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다수인데, 감슴 뛰는 꿈을 찾은 재희는 참 운이 좋은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지는 첫사랑 채경과의 만남.
처음으로 하고 싶고, 잘 할것 같은 글쓰기가 계기가 되어 만나게 된 채경을 위해 재희는 노력이라는 것을 시작한다.
서툴지만 어른스러운 허세도 부려보고, 함께 시도 읽으며,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여름을 맞이한다.

극 은 한 소년의 인생의 가장 뜨거웠던 시절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연기를 기본으로, 춤과 밴드마임, 노래, 무영이 한데 어루러진다. 배우들은 무대를 쉬지 않고 누비며 온몸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표현해낸다.
단 연코 돋보이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처음으로 정극에 도전하는 채경역의 신의정배우의 연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재희로 분하는 진선규배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동안 여타의 작품에서 주로 중년이나 노년의 연기를 보여주던 진선규 배우는 과감하게(?) 십대에서 이십대의 재희를 연기한다. 하지만 처음의 어색함도 잠시, 무대 위에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지만, 날 것의 감정에 가슴뛰고, 꿈을 위해 앞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재희만이 존재한다.
발성이 참 좋았다. 이렇게 발성과 발음이 좋은 배운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았다.( 함께 공연을 관극한 친구는 진선규 배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은 어른이 된 재희가 십대 시절을 회상하며 잊고있던 꿈과 열정의 기억을 더듬어간다. 그리고 글을 보는 관객들 모두에게 당신도 무언가를 잊어버리지는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지...알 수 없었지만 꿈과 희망,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던 시절. 그때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인생의 리즈시절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젊음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빛나던 그 시절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재미있고 따뜻한, 무엇보다 유쾌한 공연이다
. 물론 너무 갑작스러운 성인 재희의 등장과 갑작스러운 결말은 그 시절의 추억에 빠져있던 관객들에게 다소의 당혹스러움을 안겨주기는 하지만(열린 결말인지는 몰라도 너무 급작스럽게 막을 내린다.) "바닷물이 3%의 소금 덕분에 썩지 않는다"라는 재희의 말처럼 3%의 용기의 필요성!  새삼 생각해보게 한다.
그 3%만 가지고 있다면 나의 미래도 행복할 것이라는 작은 주문을 걸어본다.



PS : 극단 <간다>의 작품을 좋아하지만 가끔 몇몇 작품들은 산만한 구성을 보여주는 게 아쉬움이다.
이 작품도 배우들의 연기나 기본 얼개는 좋지만, 구성은 다소 산만하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민준호 연출의 과함이 그대로 적용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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