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3의 경쟁률을 뚫고 마지막에 신청했는데도 불구하고 뽑아 주셔서 살아생전~! 무대에서 임정희님을 보도 들을 수 있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불타는 금요일이었습니다.
롯데카드아트홀, 인디락밴드공연장 위주의 서북권역에 중심권도 아닌데 이런 공연장이 생긴것도 기쁨. 메세나폴리스2층, 2층 맨 뒷줄티켓이라 2층 올라가는 계단부터 럭셔뤼하게 레드 카펫이. 2층은 천장이 좀 좁아서 윗부분이 너무 높아 산만해지는 것보다는 낫지만 답답한 느낌도 없지 않았죠. 워낙 사전에 자세히 읽고 가는 성격이 아니라 대충 읽고 갔더니 stage석이 있는 줄 모르고 창피하지만 처음에 '웬 코러스가 저리도 많냐~'했다는... 네 명의 배우분들의 전체적인 모습도 보기 힘들고 아무래도 앞쪽을 보는 순간이 많기 때문에 놓치는 표정도 있을 것이고 거리가 좀 있어야 음악도 잘 전달된다는 점까지 치면 stage석은 관객에겐 마이너스고, 극의 입장에서도 네 명에게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어지러워지며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는 점은 마이너스 같습니다. 이 공연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이 공연장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라 그런지 음향효과 -전체적으로 고품질 사운드를 생생하게 전달해주는-가 아주 훌륭한 것 같습니다. 노래 대충하는 배우분들은 못 설 것 같아요...^^
안 할 줄 알았는데 김수로 프로젝트에서도 결국은 라이센스 공연을 하는군요.ㅋㅋㅋ 올 초에 [엄마, The Memory Show] 공연을 보며 "아~! 브로드웨이에서는 정말 저렇게 하는구나~!"했던 song through~! 사소한 대사도 다 노래라서 우리나라 뮤지컬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왠지 입에 안맞는 고급 프랑스요리를 먹고 거북한 속과 같이 이질감 느낄 법도 합니다. 강렬한 밴드 반주가 아니었거나 1~2명의 배우만 등장하는 뮤지컬이 이 방법이면 더욱 이질감이 컸겠지만 뮤지컬의 원래 모습에 가깝다는 생각도 드네요. .ㅎ
3명의 기타 연주자와 한명의 건반, 한명의 드럼 벽면바로 앞에 붙어 신나고 강렬하게, 한 사람이 연주한다 해도 노래를 잡아먹는 살아 꿈틀거리는 밴드 연주. 연주자들 정말 연주 잘하셔서 혀가 내둘려졌지만, 그런 반주에 배틀뜨듯 노래하신 네 명의 배우분들 기량도 정말 최고이신 것 같아요. Trace U에서 최재웅님을 봤기 때문에 강태을, 임정희 님 캐스팅이라 신청한 건데 공연 끝나고 나와 포토존에서 딸내미와 저는 오늘 공연의 히로인으로 하나 둘 셋하고 문진아님을 찍었답니다. 워낙 대단한 포스에 많은 어려운 곡들을 잘 소화해내셔서 공연내공 쌓인 임정희님보다도 더 돋보였습니다. 다만 해설자인지 극 속의 인물인지 반전을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경계가 모호해 미궁속의 사건이 일어나는 장면에서의 이해도나 몰입도는 애매했던 캐릭터상의 단점이 보입니다. 평상시의 장면에서 몇 장면 더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강태을님도 매력적이었고 김신의님도 톡톡 끊어지는 창법으로 '곡 때문인가~'하고 갸우뚱하고 있다가 폭발하는 씬에서 보니 역시 매력적인 분 맞더군요. 탐과 사라가 네 명의 캐스팅인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1인 캐스팅이었다면 한 달만 공연하면 피토하고 죽겠다~!"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배우분들 에너지 소모 엄청난 작품입니다. stage석 때문에 당구대와 바테이블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배우분들은 정말 에너지 방전될 만큼 오르락 내리락하는 수많은 순간들 덕에 뻔한 불륜스토리가 내내 활력넘치고 흡인력있는 긴장감으로 가득차 있었답니다. 특히 네 명의 배우분들이 당구대를 돌며 노래를 부르던 순간과 당구대 위 문진아님의 손짓에 맞춰 흔들거리는 인형같이 움직였던 부분은 아주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인 장면이었죠. 사건 당시 탐이 처음부터 휘청했더라면 시시했을 장면의 설정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인지 상상인지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그런 구성장면이 긴장도 최고조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앵콜 송 때 임정희님 내려오다 삐끗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높이를 좀 낮추지~' 혼잣말 하다가 다른 장면도 많아 stage석을 없앨 것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높이가 있어야 하겠다로 결론내렸지만, 여자분들은 힐을 신으니 남자 배우분들이 좀 더 신경 써 주셔야겠다는 생각으로 마무리. 앵콜송이 너무 깁니다. 이야기의 축소판이라기보다는 거의 대부분의 테마곡들을 다 다시 부른 것으로, 몇 곡으로 집중해 강렬한 장면을 각인시켜야 한다는 면은 실패이지만, 자극적이고 신나는 것을 좋아하는 빠른 흐름 속 요즘 세대들에겐 또 눈높이로 맞춘 엔딩이 아닐까..합니다. "소리질러~~"를 계속 외쳐대는 파티나 축제같기도 한 마지막 시간이 정형화 된 뮤지컬들의 끝부분과 달라 생경스럽고 지치고, 너무 색을 많이 써 어지럽게 흐트러지는 그림 같이 공연의 감동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었던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뻔한 가사일수록 더 가슴에 와 닿는 법이니 기억나는 가사 몇 줄 적어보면.
사랑 그건, 몸에 새겨지는 흔적이 삶의 낙인이 되는 것. 사랑 그건, 살을 도려내는 삶의 흉터로 남는 것.
이 이야기는 예쁘게 포장한 상자일 뿐 열어보면 공허함만이 가득. 예쁘게 포장한 상자 속엔 폭탄.
영화 속의 사랑은 위험할수록 아름답지만 현실 속에선 그저 추해~
약속 하지만 ...결국 나는 혼자.../ 착한 남자는 영화 속에나 있는 걸.
누가 누굴 죽이는 지 궁금하신 분은 빨리 가서 보시길~!!! 뜨거운 마음으로 잘 보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