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홀은 처음이에요. 요즘 같이 에너지 절약이다 뭐다 하는데 문화일보홀은 에어컨 빵빵하더군요. 밖에서 공연장 안으로 들어 갔을땐 너무 좋았지만 공연 관람 내내 추워서 몸을 움츠리게 되더라구요. 공연은 전반적으론 좋았습니다만 좀 미진하고 아쉬웠던거 같아요. 초반 배우분의 대사가 똑바로 전달되지 않으니 몰입이 힘들고 관객과 함께 하는 건 좋았으나 좀 산만하다고 해야 하나 암튼 그런 부분엔 좀 아쉬웠어요. 하지만 중반을 넘어 마지막 아들의 염을 끝으로 하시는 대사가 제겐 인상적이였습니다. '공들여 쌓은 탑도 언젠가는 무너지지만, 끝까지 허물어지지 않는건 그 탑을 쌓으면서 바친 정성이여. 산 다는건 누구에겐가 정선을 쏟는게지. 죽은 사람 때문에 우는 것도 중요허지만, 산사람들을 위해서 흘리는 눈물이 더 소중한게여. 삶이 차곡차곡 쌓여서 죽음이 되는 것처럼 모든 변화는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 보태져서 이루어지는 벱이여. 죽는 거 무서워 들 말어. 잘 사는게 더 어렵고 힘들어.' 평소 저도 떠나 보내면서 후회하기 보단 함께 할 때 더 부딪치며 나누면서 후회를 줄이며 살아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거든요. 누군가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싶어 반갑고 더 노력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여운이 남는 연극이라 좋았습니다.
작성자 : keystone1004제목 : 부모님과 함께 본 염쟁이 유씨
2013-06-09 21:01:42
무더운 여름 오후 팔순을 훨씬 넘긴 아버지와 내 생애 처음으로 함께 연극을 보러갔다. 혹 제목 때문에 같이 안가신다고 할까봐 무슨 연극보러 가는지도 말씀 드리지 않고 출발했다. 극장안 대기실에서 본 연극안내포스터에서 염쟁이유씨를 알아보시고 염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혹 실수를 할까 걱정이 되어 미리 화장실도 가시고 극장으로 들어가시는 아버지. 연극관람이 처음은 아니시란다. 그래서 마음이 놓여 나도 연극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오늘의 주인공이신 임형택 배우님의 요구에 따라 답도하고 웃기도하면서 점점 연극에 몰입하였다. 관객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대사로 관객들을 동참시키는 것이 소극장의 포맷인 것만은 아니었다. 초반부에 대사가 빠르고 목소리가 작아 알아듣기가 힘들었지만 모노로 진행하는 임형택님의 연기에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운 여름! 젊은 사람들이 주로오는 연극인지라 극장에서 에어컨을 좀 강하게 틀었는지 연극이 종반으로 치닫는 아들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부터 같이가신 아버지가 추워서 기침을 하시어 다른 분들에게 방해가 되기 시작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였다. 여벌옷도 없이 간 것이어서 내 팔로 반팔옷을 입고계신 아버지 팔을 덮다시피 잡고서 연극을 보았다. 재미없으면 중간에 나가시자고 미리 말씀드렸는데 끝까지 보셨다. 조금은 재미가 있어셨나보다. 나는 실제로 염하는 것을 두 번 정도 보았기에 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보다 반전을 기대하면서 보았지만 마지막 염이 아들의 염이라는 것을 알고 가서 그랬는지 클라이막스가 강하게 와닿지 않았다. 아버지와 함께 본 염하는 사람의 이야기! 죽음이 끝이 아니라 관계가 끝나는 것이 진짜 죽음이라는 이야기에서 나는 아버지의 생각이 궁금하였다. 잘 살아야 마지막에 잘 죽는 것이라는 대사에서도 나보다 생각이 많으실 아버지를 먼저 떠올렸다. 귀천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지만 같이본 이 연극만으로도 무언의 대화를 한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연극을 보신 소감을 여쭤보지 않았다. 언제가 이야기를 하시겠지 하면서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굳이 뒤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연세가 많으신 아버지와 함께 이 연극을 본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은 이 연극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이겠죠. 아버지와 처음으로 함께본 연극이 소극(희극)이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비극에 가까운 비장감이 넘치는 이 연극도 많은 인상을 남겼다! 이런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염쟁이유씨라는 이름의 연극은 수년전부터 들어 알고있었는데이번에 예츠를 통해 좋은 기회가 생겨 관람하고왔습니다. 처음 공연장에 들어설때 관객들을 맞이하는,수의와 관 같은 죽음을 연상시키는 무대셋팅부터 예사롭지않은 기운을 뿜어냅니다. ㅎㅎ제가 본 공연은 신현종님의 공연이었는데, 낯이 많이 익다했더니영화출연도 많이 하셨었더라구요. 보통 연극을 시작하기전에 핸드폰을 꺼달라는 멘트를 하고 시작하는데그런것없이 바로 극이 시작돼서 좀 의아했었습니다. 그런데 극의 도입부 대사에 핸드폰 꺼달라는 내용이 들어가있더라구요. 재치있는 설정이었습니다. ㅎㅎ극은 여러배역을 단한명의 배우가 모두 소화하는 모노드라마였는데역시나 연기내공이 높으신 배우시라 물흐르듯 극을 진행하시고관객들의 참여부분이 많은 것도 신선했습니다. 죽음과 삶이라는 무거울수 있는 주제를 해학과 풍자로 잘버무린웰메이드 연극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롱런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신현종님의 다른 작품도 보고싶어지게만드는 그런 연극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