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한번쯤은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줄거리의 연극이었다.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했다. 작년에 [나는야 섹스왕]을 보고나서 머리를 쥐어싸고 한참을 빙빙 돌면서 고민하다가 독특하다로 매듭을 지어버린 윤한솔 연출의 작품.. 사실 두뇌수술이 내게는 더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놓쳤었다.
새로운 이라는 말에 어느정도의 위험부담을 갖고 극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가보는 혜화동 1번지...
극장에 들어서기전부터 과장된 분장의 배우들이 나와서 있다. 극장벽의 안내문을 보니 재미있었다.
1945년 만들어진 희곡 그대로를 들고 그 문어체의 어투는 마치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의 옥희를 연상시켰고 극장 전체를 무대로 삼아서 이리저리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 관객의 시선을 돌리다보니 좀 산만했다.
긴 의자뒤의 자리를 잡았더니... 극의 내용보다는 배우들의 하늘을 향해 치솟아있는 속눈썹에 더욱 눈이 갔다. 배우분들 전부 목소리가 왜그렇게 좋으신지.... 마치 영화시작전의 대한늬우스를 본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다지 길지않는 줄거리에 느린 어투 반복되는 말들에 처음은 아주 흥미롭게 보았지만 2막부분 뒤에서는 조금 지루한 면도 있었다. 사실 3막은 좀더 배우들의 입모양과 스피커의 소리가 맞았더라면 더 실감났을텐데... 어쩌면 의도적인건지도 모르지만,.. 황당무계한 결론과 장면들의 결합은 연극은 이러해야한다는 정석을 완전히깨부수었다. 무언가는교훈을 이야기하며 끝났을 것같은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두뇌수술로 모두가 슈퍼맨이 될수있다는... 긴장의 끈을 툭 놓아버리게 만드는 결말 재미있었다.
궁금하다. 우촌의 이 망향이라는 희곡을 읽어보고싶다. 실제로 3막도 그러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