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1-29 23:07
[공연정보 없음(분류 - 연극)] 연극 "우리집에 왜 왔니?"가 "우리집"으로 바뀐 이유?
 글쓴이 : 꿈살이 (1.♡.186.188)
조회 : 4,985   추천 : 0  
코믹추적극 우리집은 당초 "우리집에 왜 왔니?"라는 제목의 연극이었다. 그러나 오픈런 공연중에 "우리집"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공연 제목이 공연중에 변경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우리집에 왜 왔니?"는 "왜?"에 무게 중심이 있고, "우리집"은 "집"에 무게 중심이 있다.

"왜"는 관객으로 하여금 온갖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고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관객 지향적 어감을 지닌 단어인 반면, "집"은 일정한 형식 안에 관념을 가둬두는, 상상력과 궁금증의 발현에 제한을 두는 단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왜?"에서 "집"으로 관점을 이동시킨 것일까?

연극은 두 가문간의 얽히고 섥힌 비밀을 이해해야 하지만, 그 비밀은 극이 끝날 무렵에야 밝혀진다.

범죄 집단 대물파의 두목인 어머니와 그 가업(?)을 이어받은 장남 고민상 그리고 범죄자를 추적 검거해야 하는 동생 고민중. 그들 사이에 끼어든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복여동생 도화지와 경찰인 고민중의 동료이자 원수 집안인 가물치파의 여식 여형사 여성미.

이들이 펼치는 수수께끼같은 이야기들을 연극으로 전개하면서 폭발하는 갈등과 소란, 그 와중에 풀어지는 수수께끼같은 의문과 화해.

범죄 수사중 사라진 다이아몬드와 법죄 집단 두목인 엄마. 이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고민중과 여성미가 집안을 수시로 드나들며 뒤지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그 사이 묘한 폴리비우스 암호문을 외워대는 미친 듯한 도화지가 등장하며, 사건의 긴박감은 더해간다. 그러나 도화지는 사실 배신자를 제거하란 명령을 받은 대물파 두목인 엄마가 보낸 킬러였고, 여성미 형사는 대물파에 의해 제거된 가물치파 두목의 여식. 경찰이 된 이유도 대물파에게 원수를 갚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정체를 알게 된 대물파의 장남 고민상의 고백을 듣고 서로 화해와 함께 막을 내리게 된다.

대물파 두목인 엄마가 그토록 기다린 손님이 가물치파 여식 여성미였다는 사실을 안 고민상의 고백에서 후회하는 엄마, 죄값을 치르겠다는 의지, 늘 정한수 떠놓고 빌었던 사연들이 관객들에게 소개되면서 모든 의문들이 풀린다.

그 와중에 도화지가 노래 부르는 수치가 사실 폴리비우스 암호였음을 깨닫게 되고, 비밀노트의 수수께끼는 풀린다. 한편으로는 도화지가 고민상과 고민중의 이복 여동생이었음이 밝혀진다.

발작을 일으킬 때 리얼한 열연을 펼치는 고민상역의 배우 윤계열님과, 곰 같은 여성미를 맘껏 발산하는 주접파 연기의 달인 배우 송누리님, 미친 여자 캐릭터를 맛깔나게 연기한 도화지역의 배우 박새라님, 몸짱의 볼거리를 확실히 보여주신 개성파 배우 김재언님.

출연 배우들의 열연으로 정말 코믹한 장면과 리얼한 장면이 반복되어 지루함이 없이 스토리를 쫓아가기 바빴다. 하지만, 간혹 터지는 애드리브의 폭소와 달리 지나치게 고함 지르는 듯 관객을 깜짝깜짝 놀라게 한 음향은 정말 극에 몰두하기 힘든 훼방꾼이었다. 거기다가 이미 공연시작된 지 2달여가 지났음에도 배우들간의 호흡이 중간중간 멈춘 듯한 느낌이 있어 관객으로 하여금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게 한 측면이 아쉬웠다.

사실 이 연극의 무대가 된 대물파 고민상이 사는 집은 오래전 여성미의 가족이 고민상의 가족인 대물파에 의해 살해된 그 집이다. 대물파의 두목인 엄마가 죄를 뉘우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 집에서 여성미를 기다리며 여성미를 위해 빌었던 속죄의 집인 것이다.

'왜 "우리집에 왜 왔니?"가 공연 제목이 아닌 "우리집"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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