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미리내
제목 : 씁쓸한 현실을 느끼게 해주는..
2010-01-23 01:28:41
제목이 제목이니만큼 배우들의 입에서 욕이 대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로 욕을 하면 사형에 처한다는 이야기이다.
욕을 해서 사형수가 된 두 남녀감옥수를 두고 재판을 하는데 검사가 변호사에게 욕을 어떻게 정당방위라 할 수 있냐며,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며 물을 때 변호사가 이 욕은 어떤 뜻이며 저 욕은 어떤 뜻이라며 세세하게 얘기할 때 참 인상깊었다.
욕을 단순히 욕이라 생각하고 듣기 싫은 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욕에 대한 재해석을 해주어서 신선했다.
알고보면 욕의 모든 것이 우리의 몸과 삶과 연관되어있었다는 의미로 말이다.
한 배우의 버벅거림이 좀 걸리긴 했지만 첫공이었음을 알리려는 걸로 이해하고 넘어가려 한다.
공연은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로서 정말 말 그대로 해학, 풍자하는 것이라 의미있었다.
왜 강자만 살아남아야 하는 것인지... 사형에 처하기 전 주고받는 남녀사형수의 대화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단 한 자로 좁혀지는 '욕',
어쩌면 '욕'이라도 해야 이 씁쓸한 세상을 살아가는 게 좀 낫다는 것이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반면 정말 너무 욕이 득실거리는 이 세상에서 정말 욕하면 저렇게 큰 벌을 받는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일어났다.
단순하지만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내포된 욕. 좋은 건 아니니까 하지 말도록 해요.
하지만 욕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이 공연은 봐도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