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말로리제목 : 잘 보고 왔습니다.
2013-06-18 11:08:17
2001년도에 일본에서 상연된 작품이라죠?12년 뒤 한국에서 상연되고 있는데....70이 넘은 이들의 연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는 많이 바뀌었죠...국내에서도 노부부의 성생활을 다룬 영화가 상영된 적도 있었구요...지금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12년 전에 동일한 연극을 봤더라면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궁금하더군요.인터미션이 있었지만 3시간 정도 되는 러닝타임이 조금 버겹기는 했습니다.잔잔하면서도 가끔 코믹한 부분도 있고배우들의 호흡까지도 느낄 수 있는 소극장만의 매력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성자 : 살랄라제목 : 구성이 탄탄하고 깊이 있는 연극~
2013-06-05 10:20:29
<나, 왔어요... 엄마>를 보고난지 며칠이 지났네요. 모처럼 찾은 산울림소극장. 장장 세 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처음에는 좀 무겁게 다가왔지요. 연극을 세 시간이나 하다니! 그런데 연극은 시작하자마자 시간 개념을 잊게 해주더군요. 너무 재미있으면서도 진하게 공감가는 연극. 공간도 시간도 다를 텐데, 마치 제 이야기를 하는 듯했습니다. 마흔을 넘어서면서 삶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걸 하루하루 되새기게 되고, 일도 사람도 나이가 들어도 쉽지만은 않다는 걸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불안한 미래가 너무 가까이 와버렸고요. <나 왔어요... 엄마>에 나오는 이들처럼 말이죠. 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너무 진하게 공감이 가고 대사는 깊이가 있으면서도 재미까지 있어 몰입하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마침내 인생의 끝자락에서 만난 사랑을 잃은 엄마가 다시 힘을 내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살아가겠다는 말을 할 때, 그래 저거다 싶었습니다. 언제까지 나이탓만 하고, 조직이나 시대, 사회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기엔 제 인생이 매 순간 빠르게 지나가고 있으니까요. 현재의 내가 어떻고, 뭘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고 누구와 있고 싶은지. 오롯이 내 존재에 무게를 두고 현재를 재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작품이지만 우리의 모습과 그대로여서, 삶의 무게는 시공간을 뛰어넘는다는 생각도 다시금 했구요.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작성자 : 윤경미제목 : 나 왔어요 엄마
2013-05-31 11:33:48
엄마와 함께 보고 왔습니다. ^^ 객석과 아주 가깝고 짜임새 있게 구성된 무대. 기본 발성은 물론 탄탄한 연기로 감정과 대사를 또렷하게 전달하시는 배우분들의 연기.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오랜만에 연극다운 연극을 보게 되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불필요한 코믹적 요소가 빠진 정극에 가까운 공연은 꽤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그 안에 투영된 자기를 발견하면서 자기를 돌아보고 반성하거나 치유하는 부분에 공감이 갔습니다. 3시간 동안 저와 엄마 모두 자연스럽게 몸이 무대를 향해 기우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만큼 몰입이 되는 연극이었습니다. 좋은 공연 볼 수 있게 해주셔서 예츠에 감사드리고요. 역시 좋은 공연을 무대에 올려주신 산울림에도 감사드립니다.
일본 극작가 작품이라 일본적인 색체가 강한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어디서나 사람사는 모양새는 비슷하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한국사회의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여태까지 산울림소극장에서 본 작품 중 러닝티타임이 제일 길었던 공연이었습니다. 1부 1시간 20분 / 휴식 10분 / 2부 1시간30분. 7시30분 공연이었는데 10시 30분에 끝났죠. 긴 러닝타임이 무색할 정도로 이야기가 잘도 흘러갑니다. 이야기 전개가 굴곡이 심하진 않지만 가족과 이웃사람들의 소소하고 일상적인 삶과 아픔이 무겁지 않게 진행됩니다. 8명의 배우님들이 열연하셨는데 초대권으로 본것이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7월7일까지 공연하니, 공연 막바지쯤 다시 보러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