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Evening Standard and Critic’s Circle 최우수 작품상 수상 2004 Tony Award, Drama Desk Award 최우수 작품상 노미네이티드
'1969년 10월 21일 오전 11시 22분.' 히틀러의 파시즘과 반동적 보수정당의 집권을 넘어서 거의 40년 만에 독일의 진보 정당인 사회민주당의 당수 빌리 브란트가 수상으로 선출된다. 동독의 고정간첩 귄터 기욤은 빌리 브란트의 하급비서로 발탁되어 수상관청에서 일하게 되다. 동독은 빌리가 추진하는 공산권과의 화해정책(동방정책)의 진심을 알고자 빌리 빌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캐낼 것을 요구한다. 빌리의 동방정책은 반동적인 보수야당의 탄핵발의로 위기에 부딪힌다. 빌리는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탄핵 위기를 넘기지만 보수야당은 다시 화해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예산안에 반대하며 빌리의 정권을 괴롭힌다. 빌리는 당내의 반대를 무릎 쓰고 의회를 해산하고 국민들의 재신임을 묻는 조기 의회 선거를 선언하며 경색된 정국을 정면으로 돌파하려 한다. 빌리 브란트는 조기 의회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열차유세를 하고 빌리의 신임을 얻게 된 기욤이 그의 곁을 그림자처럼 따른다. 결국 폴란드 유태인 학살 위령탑에서 빌리의 감동적인 헌화를 그 정점으로 사회민주당은 의회의 과반석을 차지하게 되고 빌리와 사회민주당의 인기는 절정에 다다른다. 하지만 국가 안보국의 무선교신감청을 통해 수상 관청 안에 동독의 간첩이 침투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고 기욤은 그 용의자로 감시를 받게 되는데…
기획의도
현대 정치 드라마 연극 <데모크라시>는 모든 사람이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관객에게 문제제기를 하는 작품이다. 서독 수상 빌리 브란트는 정치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다수의 선택에 의해서 실현하려고 했던 실존 인물이다. 마이클 프레인은 실제 역사적 사실을 창의적이면서 능숙하게,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필체로 연극 <데모크라시>를 만들어내었다. 연극 <데모크라시>는 소재로써의 ‘정치’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과감하게 관객들에게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새로운 정권을 맞은 한국 관객들에게 연극 <데모크라시>는 ‘정치 연극’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한국적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
통일을 위한 빌리 브란트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대한민국 독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싸운 빌리 브란트와 그의 수석 비서관이면서 동독의 간첩으로 밝혀져 빌리의 정권을 무너뜨리는 빌미를 제공한 귄터 기욤의 정치 스캔들이 연극 <데모크라시>의 내용이다. 하지만 독일 통일을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여 이루고자 한 빌리 브란트의 정치적 견해는 지금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우리 관객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연극 <데모크라시>는 새로운 정부의 시작과 앞을 알 수 없는 남북 관계의 변화, 그리고 통일에 대한 과제에 대해 화두를 던져줄 것이다.
통찰력과 주제의식, 마이클 프레인의 새로운 형식의 작품 마이클 프레인은 그만의 독특한 서사기법을 살려 정치 드라마 <데모크라시>를 만들었다. 그리고 몽씨어터는 <데모크라시>를 다층적인 무대연출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자 한다. 무대 위 빈 공간의 등장인물들은 무대 위 혹은 아래에서 누군가를 끊임없이 관찰할 수 있는 위치게 있다. 주 무대와 자신만의 공간, 빌리 브란트의 공간, 분열된 독일의 공간 등, 빈 무대는 장면에 따라, 등장인물들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다른 공간으로 상상력을 이동해 간다.
열명의 남자 배우, 폭발하는 에너지 연극 <데모크라시>에는 10명의 남자배우가 등장한다. 각자 역할에 맞는 정장을 입은 열명의 배우들은 남성 정치인으로 분하여, 한치의 틈도 주지 않고 무대 위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충돌시킨다. 등장인물들은 각 인물의 정치적 욕망과 에너지에만 집중하며 극의 전개를 발전시키고 극대화 시킨다. 무대 위에 대학로 연기파 배우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연극 <데모크라시>는 강렬하고 뜨거운 이미지로 기억될 것이다.
작_ 마이클 프레인 Michael Frayn
마이클 프레인(1933- )은 배꼽을 잡는 상황 희극 <노이즈 오프 Noise Off>와 과학연극의 붐을 일으킨 <코펜하겐>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 있는 영국의 유명 극작가이다. 동시에 그는 <아침의 끝을 향해>, <스파이>와 같이 비평과 상업적인 성공을 모두 거둔 뛰어난 소설가이기도 하다. 마이클 프레인은 종종 희극적인 상황 속에 철학적인 질문을 담는데, 이처럼 부조리하면서도 코믹한 작품들을 내놓았던 초, 중기를 거쳐 마이클 프레인은 1998년에 발표한 <코펜하겐>으로 토니상을 비롯한 무수한 상을 휩쓸며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다. <코펜하겐>은 불확정성 원리를 증명하며 현대 양자역학의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독일의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가 그가 속한 코겐하겐 그룹을 이끌었던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를 비밀리에 방문했던 역사적인 사건을 극화한 것으로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과 심오한 주제의식, 그리고 뛰어난 극작술로 평단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이후 마이클 프레인은 그의 독특한 서사 기법을 한층 더 성숙하게 발전시켜서 독일의 실제 정치사를 따라가는 일종의 정치 다큐 드라마인 <데모크라시>(2003)에서는 중량감 있는 등장인물을 무려 열 명이나 한 무대에 올리고 이들 사이에 끊이지 않는 대화와 사색을 통해 연극서사의 새로운 한 획을 긋고 있다.
번역, 연출_ 이동선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전공 (예술사/전문사) 대진대학교 연극영화 출강. 서울시립극단 시민연극 강사 몽씨어터 대표 연출_ <더 포토>, <엘리모시너리>, <교회오빠>, <타타남녀>, <변신> 뮤지컬_ <쓰릴미>, <토킹>, <숲 속으로>, <사랑은 비를 타고> 칸타타 <금강> <윤선애 콘써트> 협력연출/조연출_ 연극 <이>, <그림 같은 시절>, <금강> 뮤지컬 작사_ <어쌔신>, <쓰릴미>, <숲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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