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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가는 길
관람후기
작성자 : 그린티향기제목 : 두 메데아
2009-12-21 15:27:22
그리스 신화의 최고의 악녀 메데아의 섬짓하지만 가슴 뭉클한 이야기입니다. 사랑때문에 자식을 죽이고 결국 또 사랑으로 그것을 승화시킨 공연입니다. 어미와 여인의 두명의 메데아가 펼쳐놓은 서사적인 연극입니다.
이 작품은 지금으로부터 약 2400년 전.... 예수보다도 더 오래 된 고대비극이다.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정치를 만들어낸 그리스, 이미 그 당시에 '비극경연'이라는 콘테스트를 주최했을 정도로 문화가 피어났었나보다. 그것도 '비극'이라니.... 하지만 이 연극은 지금 상연해도, 그녀 메데이아의 심정과 토로는 공감을 넘어 생생한 피냄새를 느끼게 해준다.
먼저 이 연극 <두 메데아>는 많은 대사를 과감히 삭제하고, 대신 소리와 몸짓, 빛 등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줄거리를 알고 가는 것이 좋다.
황금양피를 차지하기 위해 흑해 원정을 떠난 이아손이, 코르키스의 공주 메데이아를 만난다. 이아손에게 사랑을 느낀 메데이아는 남동생을 죽이고, 황금양피를 훔쳐 이아손을 떠나 코린트로 도망친다.
하지만 이후, 이아손이 코린트의 공주와 약혼을 하자 질투에 미쳐 지독한 증오를 퍼붓게 된다. 이에 왕이 그녀의 추방명령을 내리자, 메데이아는 공주에게는 독이 든 옷을, 그리고 이아손과 자신의 아들 둘을 죽이며 처절한 복수를 하게 된다.
원래 연극은 메데이아의 광기 어린 절절한 질투와 분노의 대사로 시작되지만, 본 [두 메데아]에서는, 마치 신화의 시대를 일깨우는 요정들의 소리로 시작된다.
70분의 다소 짧은 듯한 극이지만, 극 중반까지 철저히 대사를 삭제하여, 안타깝게 극에 집중하게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감탄했던 것은, 조명.... 조명만으로도 대본을 읊어가는 듯한 섬세한 배치에 놀랐다. 마치 영롱한 빛의 구슬을 들여다보는 듯한 환타지이다.
배우들의 잘 훈련되고 발달된 몸짓은 이 극이 한편의 무용극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정형미를 보여준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소리.... 한국의 구음, 정가, 판소리, 사물놀이 등은, 그야말로 영혼의 울림이다. 특히 한서린 그 목소리는 이 세상 그 어떤 음악보다도 인간의 폐부에 가장 깊이 닿는다고 장담한다.
일본극단 도비라좌의 '동화의 관'이 생각난다. 오로지 촛불만으로 조명을 하고, 배우들이 직접 무대 옆으로 퇴장해서는 라디오처럼 모든 음향을 직접 개발한 도구로 소리를 내어 효과를 낸다.
그처럼 이 극도, 처음에 등장한 배우들이 촛불을 밝히고 모든 배우들이 본 무대 옆에 배치된 좌석에서, 악기와 목소리로 모든 소리를 내며 또다른 연기를 한다.
이런 배치는 최고의 이동성과 효과, 그림 등의 일석 오조의 효과를 발휘한다. 그야말로 연출의 승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극장에서 공연을 해도, 적어도 음향 기기 때문에 애를 먹을 일은 없을 테니까.
극에는 두 명의 메데이아가 등장한다. 한 명은 여인으로서 자식까지 죽이는 마성을 발휘하는 마녀 메데이아요, 또 한 명은 끝까지 자식들을 걱정하고 의심하는 어머니 메데이아이다.
이 두 명이 아이를 하나씩 안고, 서로 다른 마음을 이야기하는 대사의 배치는...뮤지컬에서 자주 쓰이지만 연극에서는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
연극에서만 가능한 기법이고, 연극만의 설득력으로 관객의 마음에 짙게 호소해준다.
참으로 지독한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웃음의 코드를 넣어준 섬세한 배치도 마음에 들었다.
정말 많은 연극이 있지만, 개중에는 민망할 정도로 아마추어같은 작품도 있고... 개중에는 이러한 보석상자 같은 작품도 있다.
나날이 관객이 떨어지고 당연히 가난해야 한다는 연극계의 습성은 스스로의 나태함에서 오는 것이리라. 명품만이 살아남는 시대이다.
바로 그 점을 작품으로 증명해준 무대라고 생각한다. 극단 서울공장의 [두 메데아]에 기립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