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스타포스
제목 : 연극<여기가 집이다> 리뷰…이해와 공감이 있는 곳, 여기가 집이다.
2014-04-23 23:25:38
제목: 연극 <여기가 집이다> 관람일시: 2014.04.23 관람장소: 대학로 연우소극장 출연배우: 김세동,박무영 님외.. 2013년 국내 각종 연극상을 휩쓴, 화제의 연극<여기가 집이다>를 보기 위해 휘과장은 오랫만에 연우소극장을 찾는다. 혜화동 파출소를 끼고 들어가는 골목에 위치한 연우소극장… 대학때는 그렇게 뻔질나게 들나 들었는데, 감회가 새롭다. 연극<여기가 집이다>는 집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 말하는 집이란 물리적인 형태의 집을 말하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공간, 가족이라고 불리울 만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갑자고시원’ 은 ‘집’이다. 고시원의 주인, 할배가 살아있을 때의 고시원은 가부장적 ‘집’의 전형이다. 위계질서가 뚜렸하다. 담배도 밖에서 피워야 하고 정해진 곳에서만 식사를 해야 한다. 마치 군대같은 분위기다.먹여 살리는 강력한 아버지가 있기에 집은 큰 문제 없이 굴러간다. 하지만 억울려 있을 뿐, 서로에 대한 불만은 커져간다. 보라! 앞에서는 칭찬을 하지만 뒤에서는 욕을 하는 각 방 남자들을… 사실, 연극은 할아버지의 부재로부터 시작된다. 잘 굴러가던 갑자고시원이었는데 버팀목, 할아버지가 없어지자 ‘집’은 난파된 조난선의 그 모습이 된다. 생기를 잃은 어둠컴컴한 집 구석에 외국물 먹은 할아버지의 손자가 찾아오면서 연극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연극<여기가 집이다> 사랑은 참으로 버리는 것? 손자는 어디서 났는지 큰 돈을 가지고 이제 부터는 돈 걱정하지 말라 한다. 아니 집안 일을 조금만 거들어도 월에 180만원을 준다 한다. 노숙자들과 다름 없는 고시원 입주자들은 손자의 말에 ‘긴가민가’ 한다. 믿겨지지 않아 왜 이러냐고 물으니 ‘그냥 사랑한덴다’ ‘이유없이 사랑하고 이유없이 주고 싶다’ 고 그런다. 왠지 이제 20살이 된 손자 모습에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외친 ‘예수’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러서일까 손자는 어딘가 비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항상 웃고 있고 어린 나이 답지 않게 성철스님이나 할 만한 ‘선문답’을 던지기 일쑤기 때문이다. 연극<여기가 집이다> 현실서 갑자고시원이 있을 수 있을까? 이렇게 어색한 만남이었지만 고시원 사람들은 손자의 모습에 조금씩 적응을 해 나간다. 예전 강력한 아버지(할배) 아래에서는 꺼내 놓지 못했던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그제서야 고시원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이해가 피워오르자 없던 사랑도 솟구치고 고시원은 행복이 넘친다. 우리가 살 곳은 고시원이 아니야! 하지만 행복한 ‘갑자고시원’이 싫은 한 사람이 있다. 주인 할배의 추종자, 장씨다. 장씨는 왠지 천국이 되어가는 고시원이 불안하다. 현실이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아내의 죽음, 엇나간 아들…지극이 이성적이며 현실적인 된 장씨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고시원은 당신들의 집이 아니며 그대들은 집에 돌아갈 수 없는 패배자’ 라고… 장씨, 그는 네오였다. 험난한 현실과 맞닥드리기 위해 세상을 향해 나아 가는 장씨…우습게도 그런 장씨의 뒷모습에서 휘과장의 영화<매트릭스>의 네오를 떠올린다. 알약을 먹으면 현실과 같은 환상속에서 안락하게 살 수 있지만 치열한 그리고 고독한 현실을 향해 걸어가던 그 네오를 말이다. 물론 영화속 네오는 엄청 멋지지만 장씨는 그렇지 않다…ㅡ.ㅡ;; 연극<여기가 집이다> 가끔은 현실을 잊게 하는 알약을 먹고 싶다 연극을 보며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네오’ 나 ‘장씨’ 가 될 필요는 없지 않나?’ 하고…’이렇게 한국이라는 땅에서 살아내기가 힘든 데, 달콤한 꿈에 젖어 잠시라고 행복을 맞보면 안되는 거냐고’ 스스로게 물어본다. 연극을 보고 나오는 길… 아직도 진도 앞바다, ‘세월호’ 로부터는 희소식이 없다. 장씨가 꾸었던 꿈처럼, 이 모든 것이 현실이 아닌 꿈이길 휘과장은 바라고 싶다. 정말… 연극<여기가 집이다> 최고의 배우, 최고의 앙상블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이지 나무랄 데 없다. 특히 양씨 내외의 연기는 가히 ‘신공’이라 부를 만하다. 앙상블도 끝내주고 대사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연극적 재미 때문에 양씨 부부의 비중이 꽤나 높아, 휘과장이 좋아하는 배우 김세동님의 ‘장씨’가 그다지 두드러지 않은 것이 서운하다면 서운한 부분이다. 최씨역을 맡은 김충근님은 정말 노숙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싱크 100%. 더불어 그의 처로 나오는 박무영님은 목소리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가늘게 떨리는 ‘손’연기가 일품이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강력한 인상을 남긴 영민애인역의 김정민도 기억에 남는다. 싸다구 때리는 장면이 너무나도 리얼하고 섹시해서 왠지 메조히스트 같지만 한 대 맞아보고 싶었다는 생각이…^^;; 훌륭한 연극을 보고 나오는 길은 언제나 상쾌하다. …2014. 4. 23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