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4-18 00:22
야심한 밤에 적어보는 나의 첫사랑 이야기
 글쓴이 : 스타포스 (1.♡.197.21)
조회 : 2,126   추천 : 0  
나의 첫사랑은 고등학교 2학년때 시작 됩니다
 
 
중학교 3학년, 코스프레라는걸 알게되면서 너무나 신세계였던 나에게
코믹월드라는 곳은 신선한 문화충격이 있던 곳이었고,
그곳에서 많은사람들을 만나고, 만화를 좋아했던 나였기에,
그리고 누구보다 현실에선 초라했던 나였기에,
잠시나마 만화주인공으로서 사람들의 시선을, 관심을 받기 원했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커다란 덩치는 어떤 만화캐릭터와 어울리지도 않았을 뿐더러
코스튬 옷을 살 돈조차 나에게는 없었어.
그렇게 코믹월드에서 발을끊고 간간히 지인들의 소식만 들으며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새 고등학교3학년.
공부보다는 취업을 선택했던 나는 현장 실습을 나가 공장에서 일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고,
번 돈으로 코스프레를 하기 시작했지.
나이를 먹으면서 키가 커지긴 했지만, 덩치도 같이 커갔고,
코스프레를 하려면 다른사람 눈치보지말아라, 자기 만족이니까
너는 어디까지나 너다, 너가 만족스러우면 되는거고, 너가 그 캐릭터가 되면 되는거다
라는 말에 감동을 먹어 코스프레를 해보기로 했다.
당시 유행했던 보컬로이드의 '악의 딸', '악의 하인'은 코믹월드의 수많은 인파들중
30%이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나는 과감히 178cm라는 키에
악의 하인 코스프레를 했어.
노란색 셔츠, 검정색 정장, 검정색 구두, 흰 장갑, 노란색 가발, 그리고 노란색 장미꽃 다발..
원래 캐릭터는 작고 아담하고 미남이였지만, 난 그냥 무슨 양아치 조폭아저씨 같았었어
누가보면 정말 무슨 캐릭터에요? 하고 물어볼 정도로 정말 똑같지도 않은 나였기에 주변시선은 너무나도 신경쓰였어
그치만, 그런 시선과 관심마저도 바보처럼 살아온 나날들속에서 찾은 유일한 재미였던거 같아
그렇게 난 생의 첫 코스프레를 했고, 지인들과 만나 돌아다니면서 놀고 사진찍고 얘기하다 의자에 앉아 쉬는데
-네가 내앞에 나타났어
파격적이게 파인 노란색 탑 드레스, 노란색 장미구두, 검정 장갑, 노란색 가발, 그리고 노란색 장미꽃 브로치..
지인이 아는 동생이라며 데려온 너는 150cm라는 작은 키, 아담한 품, 귀여운 얼굴
원래 캐릭터 설정 그대로 빼다 박은것처럼 너무나도 잘어울리는 너가 서 있었지
그런 너의 앞에 선 나는.. 어떻게 보면 커다란 거인이였을까
작중 캐릭터처럼 작은 키의 내가 아니였으니까..
작중 캐릭터처럼 작은 덩치의 내가 아니였으니까..
너의 앞에 있는 커다란 난, 누구보다 작아보였고, 부끄러움을 넘어선 창피함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없는 심장은 쿵덕쿵덕 뛰었고,
강제로 인사시키는 지인덕에 나는 너에게 어색하게 인사했지
-아.아.아.안녕하세요...
멍청하게 말 더듬고 있는 나를 너는 밝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해 주었고
왠지모르겠지만 햇빛이 드높게 떠있는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하늘에서 한줄기 빛이 내려오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는 말 다 거짓말인줄 알았어
18년 살면서 그건 다 거짓이다 라고만 생각했고, 그 말이 전부 거짓이라는
그렇게 인사만하고 서로 돌아댕기면서 있었지만, 나는 이리기웃, 저리기웃 하며
너를 찾고 있었어,
돌아다니던 도중, 사람들이 장미꽃다발을 보며 한송이 달라는 청을 해왔지만,
왠지 이 장미꽃은 너에게 주고싶었기에
그래서 거절했어
-죄송합니다, 드릴 수 없어요
수많은 인파속에서 우연을 가장한 너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그 좁지만 넓은 행사장을
돌고돌고 또 돌고..
그렇게 걸어다니다 19년 인생 신어보지도 않았던 구두때문에 발이 아픈 나머지
너와 처음 만난 그 장소에 가서 앉아있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넌 내앞에 또다시 나타났지,
하지만 넌 아까처럼 밝은 표정이 아니라 금방 울것만 같은 표정이였어.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친 너는 이내 울어버리고 말았지.
당황했기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랐고, 왜 우는지 조차 물어보지 못한 채 주저주저 하고 있었다.
내앞에 서서 한참을 울던 너는 채 봄이 다 오지 못한 3월의 날씨에
체온이 떨어져 추웠는지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나는 말없이 내가 입고 있던 정장 자켓을 너의 어깨에,
행여나 손이 닿을까 조심이 걸쳐주었어
그리고 쭈그리고 앉아 조심스럽게 너의 얼굴을 보며 물었지
-왜 울어요..?
너는 한참 훌쩍이다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말했어.
부모님 몰래, 먼거리를 아침 일찍 왔다, 돌아갈 차비조차도 없다, 선물받은 지갑인데 속상하다
어떻게 찾아야 될지 모르겠다 라는 내용
조심스럽게 너의 손을 잡고 아무말 없이 걸었어,
너는 그런 내 손을 잡고 따라왔어
마치 길잃어버린 소녀를 찾은 아빠와 딸의 모습처럼
그렇게 행사장 안에 들어가 분실물 센터에 지갑의 존재 여부를 물었고,
당연히 지갑은 분실물 센터에 없었지.
그리고 행여 찾게 된다면 연락하기로 하며 너와 나의 핸드폰 번호를 남겨놓았어
그렇게 넌 나에게 고맙다고 연신 인사했고,
같은동네 사는 지인에게 차비를 빌려 집에 가야겠다고 말하고 너는 그렇게 갔어.
왠지 그냥 보내기엔 조금 그래서, 그리고 애초에 처음부터 마음 먹었던 일이었기에
가던 너를 불러 세웠고, 돌아선 너에게 노란색 장미꽃다발을 주며 난 오글거리게 말했지
-이거 가져요. 그리고 울지 마요, 꼭 찾을 수 있을거에요, 못찾는다면... 나중에 내가 다른 지갑 선물해 줄게요
벙찐표정으로 쳐다보던 너는 그만 살짝 웃음을 터트렸고
-고맙습니다
라며 또다시 밝게 웃어보이며, 그렇게 돌아갔어
가는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며 두근거림과 안타까움이 교차했고,
보내기 싫었고, 더 같이 있고 싶었어
이때 너의 나이 15살 중2, 내 나이 18살 고3였어
그렇게, 나에겐 18년만에 처음으로...
사랑이란게 찾아왔었어
 
Epilogue.
인사를 하고 가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더 행사장에 남아있을 이유도 없었기에 집에 가자 하는 생각으로 돌아섰다.
그때 지인들이 말하길, 뒷모습이 축 쳐져서 안쓰러워 보였다나-
자꾸 무슨일 있냐고 물어보길래 아무일도 없다고 웃어 넘겨 보였어
가발을 벗고 옷은뭐.. 갈아입필요도 없이 입고 있는데로, 간단한 가방 하나 매고, 어떻게 보면 조금 특이한 셔츠를 입고
머리가 엉망인 회사원이 회사에서 무진장 깨지고 집에 돌아가는듯한 초라한 모습으로 그렇게 걷고 있었을지도 몰라
머릿속은 온통 네생각만 가득했고, 또 볼 수 있을까, 또 만날 수 있을까, 아 아까 전화번호 적을때 자연스럽게 알아놓을걸
연락이라도 해볼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으로 터덜터덜 걷고 있었고,
집에 거의 다와갈때쯤 모르는 번호로 MMS 문자가 한통이 왔어
노란 장미꽃으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똘망똘망하고 커다란 눈을 하고 찍은 너의 사진과
『오늘 챙겨주시고 신경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꽃 너무 이뻐요, 소중하게 간직할게요
이거 제 번호니까 문자 자주해요^^』라는 내용의 메세지
이날 난 사람의 감정이 이렇게나 오락가락 할 수 있다는걸 깨닳은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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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좋아합니다
 
첫사랑을 많이 사랑했고, 서로 사귀었고,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연애를 했었고,
 
저의 잘못으로 인해 헤어지게 되어버린
 
아주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이별을 겪었고,
 
아직도 마음속엔 그여자가 남아서 아른아른거리죠
 
근데 그 눈치없는 여자는 아무렇지 않게 연락을 하죠
 
오늘도 밥이나 먹자고 일끝나고 만나자 그러길래, 내심 좋다 그러고 이야~ 신난다~ 하고 가봤는데
 
자기 남친을 소개를 시켜줍니다..
 
허.. 심장이 쿵~덕!
 
네, 이젠 아무상관 없으니까 아무렇지 않게 소개시켜줄 수 있긴 하지만..
 
아직도 혼자만 좋아하고 있는 저로서는 신선한 충격이네요..
 
밥먹고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라 이런저런 얘기하고, 남자친구한테도 솔직하니 히스토리 다 털어놓고 우리둘이 사귀고 있었다
 
서로 장단점 다 안다, 궁금한거 나한테 물어봐라, 알려주겠다 이런저런 장난과 폭로전도 이어지고..
 
남자친구 착하더라구요, 다 이해하고 감싸주더라구요, 사람이라면 이사람 저사람 만나야한다고,
 
이 자리도 자기가 보고싶어서 주선하자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참 고마운것은, 그여자가 그랬데요,
 
오늘 만나는 오빠는, 내 첫사랑이면서, 내가 가장 좋아했었던 오빠라고
 
그여자의 기억에 저란놈을 그렇게 남겨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여자가 화장실간 사이 남자친구한테 말했습니다
 
행복하게 해주라고, 사랑이랑 정에 많이 굶주린 애라고, 절대 몰아세우지말고, 대화로 타협하려 하고,
 
혼자두지 말고, 아껴주고 사랑해주라고
 
남자친구가 저한테 말합니다
 
고맙다고, 많이 사랑해줘서, 아껴줘서, 지금까지도 많이 생각해줘서
 
이제는 자기한테 맡겨달라고
 
멋적은듯 씨익 웃어보이고, 여자가 오기전에 계산하고 먼저 나왔습니다
 
울것같았거든요, 마음이 너무 아파서.. (물론 전화가 오길래 회사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급히 들어간다고, 먼저 자리떠서 미안하다고 얼버무렸습니다)
 
정말 밥만먹고나와서 혼자 동네와서 술한잔하면서 생각이 나다보니
 
누구랑 대화할 사람도 없고, 마음은 너무나도 답답하고, 아프고..
 
하소연 할곳도 없고 해서 그냥 이렇게 컴퓨터로 끄적여 봅니다
 
어디다 올릴지 몰라서 유머글에 올리긴 했는데, 이게 유머인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게시판 잘못 지켰다면 죄송하구요, 댓글에 알려주시면 앞으론 게시판 지켜서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이야기가 많다구요^^)
 
야심한 새벽, 좋은밤 보내시고, 저는 이만 내일 출근해야 함으로 자러 가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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